프랑스식 구움 과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까눌레를 쉽게 떠올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빵에 관심이 없는 분들께는 다소 생소한 디저트일 수도 있지만, 이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각 지역의 까눌레 맛집이 공유될 정도로 인기가 있는 디저트인데요. 직접 먹어보지 않고서는 그 맛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한 모양을 띄고 있으며, 처음 맛보기 전 상상했던 맛보다 실제 식감이 훨씬 더 독특하고 다채로워 디저트를 좋아하는 분들께 강력 추천하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는 까눌레의 정의와 역사,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까눌레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꼭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도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까눌레의 정의
까눌레(프랑스어: canelé, (프랑스어: [kan.le])는 프랑스어로 "세로홈을 판, 주름을 잡은, 골이 진"이란 뜻으로 독특하게 생긴 까눌레 전용 틀의 이름을 딴 프랑스의 조그마한 구움과자입니다. 겉면은 캐러멜화되어 탄 듯이 거무스름하고 두꺼운 반면, 속은 하얗고 촉촉하며 부드러운 커스터드 맛입니다. 럼과 바닐라로 향과 맛을 내었는데, 외관은 윗부분이 움푹 들어간 조그만 줄무늬 황동틀에 찍어낸 모양입니다. 틀의 크기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한 손에 쏙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의 디저트로 바닐라 향이 고급스럽게 더해진 디저트입니다.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특산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프랑스 어느 지역에서도 쉽게 까눌레를 접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이미 그 인기가 상당합니다. 프랑스어 표기법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카늘레라고 표현해야 하지만, 발음적인 편의상 카눌레 혹은 까눌레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까눌레의 역사
까눌레의 역사는 18세기 프랑스 보르도 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설에 따르면, 까눌레는 보르도의 수녀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 내 불순물 제거를 할 때 점액질인 계란 흰자를 풀어 흡착시킨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노른자만 남게 되었는데 와인 제조장에서 근처 수도원에 이 노른자를 대량 기증하게 되었고, 수녀들이 아깝게 버려지는 노른자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빵을 만들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이것이 까눌레의 원형입니다.
이후 프랑스 혁명기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게 되었고 한동안 까눌레는 잊혀진 듯했습니다. 그러던 중 20세기 초에 접어들면서 다시 까눌레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전쟁과 혁명을 거치며 기록이 사라져 그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려우나 무명의 페이스트리 제빵사가 옛 카놀리에 레시피를 참고해 부활시켰으며 이때 처음으로 럼주와 바닐라를 반죽에 추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레시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발전하였고 까눌레는 보르도의 특산품이 되었습니다.
까눌레 만드는 방법
집에서 까눌레를 만들려면 캐러멜 처리된 껍질과 부드러운 커스터드의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부 사항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재료:
- 우유 2컵
- 무염버터 2테이블스푼
- 밀가루 1컵
- 굵은 설탕 2컵
- 큰 달걀노른자 4개
- 바닐라 추출물 2 티스푼
- 소금 1/4 티스푼
- 코팅 틀용 버터와 밀랍(또는 밀랍 베이킹 스프레이)
지침:
- 반죽 준비:
- 냄비에 우유와 버터를 넣고 끓기 직전까지 중간 불로 가열합니다. 불을 끄고 살짝 식혀주세요. 이때의 우유 온도가 60도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합니다.
- 별도의 그릇에 밀가루와 설탕을 넣고 섞은 뒤, 우유에 녹인 버터를 부어 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계속 저으면서 섞습니.
- 다른 그릇에 달걀노른자, 바닐라 익스트랙, 소금을 넣고 휘핑합니다. 이때,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천천히 섞어줍니다.
- 준비해 둔 반죽에 노른자 혼합물을 잘 섞어 반죽을 완성합니다.
- 반죽 휴지:
- 반죽을 덮어서 냉장보관 최소 24시간 이상 휴지시켜주세요. 까눌레의 풍미와 질감을 향상하는 데 반죽 휴지는 필수입니다.
- 몰드 준비:
- 카눌레 틀에 버터 혹은 밀랍 베이킹 스프레이로 코팅합니다. 까눌레를 모양 그대로 쉽게 떼어내기 위해 필요합니다. 딱딱한 버터는 바르기 힘드니 적당히 녹인 버터를 꼼꼼하게 발라주세요.
- 반죽 붓기:
- 오븐이 예열되면 차갑게 식힌 반죽을 준비된 각 카넬레 틀에 조심스럽게 붓습니다. 각 틀을 거의 맨 위까지 채우고 반죽이 구울 때 팽창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남겨 둡니다.
- 굽기:
- 캐러멜라이징 단계로, 채워진 틀을 예열된 오븐에 넣고 240°C에서 약 12분간 굽습니다.
- 익히는 단계로, 오븐 온도를 180°C로 낮추고 추가로 60분 동안 천천히 굽습니다.
- 꺼내 식히기:
- 굽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식힘망으로 이동시켜 수분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식혀주면 완성입니다.
까눌레 먹기 전 주의사항
- 반드시 당일 섭취: 까눌레를 살 때 항상 '당일에 섭취'하라고 안내받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나면 식감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일단 딱딱해져서 식감이 떨어지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일명 겉바속촉의 매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 냉장보관 피할 것: 반드시 당일에 섭취해야 한다고 하니 간혹 음식이 빨리 상해서 그러는 것인 줄 알고 까눌레를 냉장보관해 먹으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까눌레는 겉이 굉장히 바삭하고 두꺼운 껍질로 되어 있습니다. 이를 냉장보관할 경우 안 그래도 딱딱하고 두꺼운 껍질이 더욱 딱딱해집니다. 더군다나, 그나마 부드러운 까눌레 내부의 수분도 사라져 씹어먹기 힘들 정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까눌레는 상온 보관으로, 당일에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까눌레는 만들 때 반드시 까눌레 전용 틀이 있어야 하기에 만들 때도 준비사항이 많아 까다롭고, 당일 섭취 해야 하기에 보관도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디저트입니다. 더군다나 그 작은 빵 하나에 약 3,500원~4,500원 정도 되니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노력과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말 그대로 '값어치 하는 디저트'입니다. 혹시 까눌레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하셨다면, 보다 고급스러운 디저트 세계로 입문해보고 싶으시다면 까눌레를 추천드립니다.